친구중에 "김주영"이라는 놈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놈은 대학 1학년 시절 자기네 학교보다 우리학교를 더 많이 다닌 놈이다.


물론 술집만 말이다..


이 놈은 어디서 내려온 똥폼인지 모르지만 온갖 허우대는 다 잡고 다닌다..


1학년때...그 당시는 허름한 술집에 앉아 한잔하다보면 지나가던 동기생 선배들이 모여 어느새 술집전체를 꽉채우던 시절이었다..


그날도 여전히 낮부터 눈 맞아 들어간 동동주 집에서 한두잔 하다보니 어느새 과모임이 되어 있었다..


아직 하늘에는 해님이 반기고 있는데..우리들의 얼굴은 벌겋게 익어 있었다.


그 당시에는 핸드폰도..삐삐도 많이 없던 시절이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그 때는 사람들끼리 연락이 잘 되었던것 같다..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어떻게 연락이 되었는지 주영이란 놈이 찾아오기로 했었다.. 학교 앞 술집 이름만 대면 다 알정도로 자기 학교보다 우리학교 지리에 정통한 놈이었다.


봄이었던가..여름이었던가.....


이미 술이 취해 마당 한 구석에는 파전을 입으로 만드는 놈들이 생겼고... 헛소리... 고함질러대는 놈들이 속출했다... 


그때였다... 술집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나타난 우리의 김주영..


정장을 빼입고..그 위에는 주윤발처럼 긴 코트를 흩날리며... 양손에는...


소주 두병씩을 손가락에 끼고 나타나 테이블 위에 자랑스럽게 "쾅"하고 내려놓았다..


"어이~!~ 술한잔 해야지!!"


그나마 참고 있던 아이들조차 소주병을 보며 "우우웨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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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놈은 내 기준으로 생각하기에 아주 안 좋은 운전습관을 가지고 있다..


과속을 잘하는것이 운전을 잘하는 것이라 믿고 있는 것 같다..


옆에 타면.... 불안하다 못해 짜증이 나고 화가 날 정도다....


올해 이 놈이 차를 샀다... 차산지 3달만에 이리박고 저리박고 뒤집히고..


3번은 크게 정비소 갔다 왔다... 그러다가 추석 전주에 드디어 대형사고를 쳤다..


빗길에 미끄러져 사고가 나서 폐차지경이 될 지경이 된 것이다..


따르르릉..


"여보세요.." <-- 뽁뚜


"어...나다..추석때 언제 내려오노.."  <-- 김주영


"만데야..?.. 20일날 상구애들이랑 같이 내려갈 것  같다.."


"나..사고났다.."


"아..씨발..또?"


"아...몰라....졸라 아파.."


"어딘데?"


"병원"


"많이 다쳤냐..?"


"어..팔 부러지고 머리 꼬맸어.."


"잘했다..새끼야... 고소하다...차는?"


"차? 폐차해야한다.."


"어이고.... 좀 사람답게 살아라.....음주냐?"


"아니.... 술 다 깨고 집에 가다가.."


"어디서?"


"봉평 찜질방 앞에서 물 고여 있더라..미끄러졌지.."


"잘했다..이 놈아..내려가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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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때 내려가서 병문안을 갔다..


당시 주영이의 상태..


오른팔 : 기브스

허리 : 복대 차고 있음

이마 : 좌측 상단 13방 꿰매고 영구처럼 반창고 붙이고 있음

뒷머리 : 안 감아서 찐득하게 눌러 붙어 있음..


5인 입원실이 모두 추석이라 임시 퇴원하고 주영이만 있었다..


입원실에 들어가니 친구 3명이 먼저 와 있었다..


"어..!! 야야...들어오지마.."


"왜?"


"들어올때는... '영구~어따..' 하고 들어와야돼.."


주영이 놈 반창고가 영락없는 영구여서였다..


입원실에 있는 친구는 7명..차가지고 있는 사람이 셋..


창석 : 야..주영이 차 폐차하면 난 타이어 가져간다..


뽁뚜 : 어..그럼 나 밧데리 줘...아..씨...방전 졸라 잘돼..밧데리는 내꺼다..


태선 : 야..나 차 침수 당해서 발판 냄새나..발판은 내꺼다...


2002년식 아반테 XD 신형... .. 그렇게 갈갈이 찢기려는 운명에 처해 있었다...


"야이..씨발..차 폐차안해..고칠꺼얏.." 


우리들의 반응에 화가난 주영이의 외침은... 그냥 무시당했다..


"어..그래.... 밧데리만 나주고..나머지는 니들이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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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우리 술먹으러 가자.."


"주영아 너 못먹지?"


"그래그래..우리끼리 가자.."


주영이를 병실에 홀로 떼놓고 우리들은 맥주한잔씩 했다..


그리고...


그리고..


수퍼에서 맥주를 사들고 병실로 갔다..


아무도 없으니까..주영이 뿐이니까...


술을 못먹는 주영이를 두고...우리들은 맥주를....푸하하핫...


결국 떠들다 당직에 걸려..쫓겨 나오고 말았다...


이번일을 계기로..제발...술 좀 자제하고.... 운전도 차분하게 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



- 날짜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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