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9 18:23
제가 대학교때... 한남동 달동네 꼭대기로 술에 취해 비틀비틀 올라가면서..
강너머로 보이는 ... 불빛들... 강남의 화려한 불야성을 바라보며...
"저거..다 내꺼 만들꺼야~~"
라고 큰소리쳤던게 엊그제 같은데..
정신차리니... 강남은 개뿔... 시골 한적한 동네 구석에서 구질구질하게 살고 있더라고요.....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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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20년이 지나... 지금은 어쩌니 저쩌니 해도... 강남에 주소지를 두게 되고,
소위 말하는 강남아빠, 강남엄마... 일단.. 명목은 그렇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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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파트에 교사나 교육전문가들이 꽤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교육쪽에 관련이 많은데요... 누나, 매형, 동생, 제수씨, 제 아내까지... 다 교사입니다.
집안 식구가 교사라는 것이 저랑은 상관은 없지만... 저도 한때... 잠깐.. 대학에서 예비교사들을 가르치면서... 살짝.. 교육쪽에 발을 담근 적이 있어서... 그때 느낀 점을 말하려 합니다.
저는 교육자라면 생각하지 말아야 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건
한마리의 길잃은 양을 버려라. 그 양때문에 나머지 아흔아홉마리의 양이 피해보게 하지 말라..
교육으로써 아이들을 끌어올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 우월한 유전자가 우월한 성적을 갖는다..
이런 생각들이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관은 환상입니다.
교육자는 청렴결백해야하고, 돈을 밝히지 말아야하며, 아이들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교사도 사람일진데 이런 무리한 도적적 잣대로 그들을 재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교사 스스로도 아이들을 어떻게든 잘되게 해보려고 무리하게 노력합니다.
설령 길 잃은 어린(?)양을 외면하면 모든 도덕적 결함을 교사가 뒤집어 쓰는 듯이요...
하지만 그런 양은 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아이때문에 모든 학습 분위기가 망치고, 그 아이때문에 다른 모든 아이들이 피해를 본다면 그 아이를 감싸안는게 맞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가끔 드라마나 영화.. 또는 실제 사례로.. 사고뭉치를 따뜻한 가슴으로 감싸안아 훌륭한 인재로 키워냈다는 감동적인 일화를 볼 때가 있습니다.
그건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극히 드문 예일 뿐입니다.
우리는 좋은 면만 보는 겁니다. 그 사고뭉치 하나를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서 희생되는 선량한 사람들의 피해에 대해서는 누구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사실은 감동을 반감시키기 때문이지요..
내 아이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아이라면 과감히 짤라야 합니다.
내 아이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본다면 그 가해자를 과감히 짤라야 합니다.
설령 그 아이가 자라서 아인슈타인이 되든 뉴턴이 되든 이휘소가 되든... 필요 없습니다. 짤라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이 없어도 세상은 돌아가며... 한번 뿐인 인생을 위인이 될 것 같은 그런 사람들에게 희생당할 의무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길잃은 양은 버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뭐.. 사실 말은 이렇게 해도.. 그 버린다는 것이 무엇을 구체적으로 의미하는지는 저도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말 안듣고 길잃은 한마리의 양을 구하기 위해서 투입되는 많은 노력과 비용을 다른 선량한 사람들에게 돌렸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강남 부모가 되었습니다.
예전에 많은 사람들에게서 우리 애들도 좋은 학원에서 좋은 교육(비싼 교육)을 받으면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을 갈꺼고.. 성공된 삶을 살꺼라고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제 생각을 말하면 역적이 될까봐 말은 못했지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저는 제 아이를 강남의 비싼 교육... 즉, 많은 돈을 들여서 공부시킨다고해서 서울대 간다고 확신하지 않습니다.
강남 아이들의 서울대 진학율은.. 그들이 쪽집게 고액 과외를 받아서 가는게 아니라, 원래 그들이 부유층 자제들 이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재력가 부모들이 똑똑한 전문직 사람들이고... 그 똑똑한 유전자를 받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내 머리가 80인데.. 어찌 자식한테는 100을 바라겠습니까..
...
그래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내 아이가 남을 이겨서 성공된 삶을 누리게 하는 교육경쟁속으로 떠 넘기지 말자..
나만큼은 내 아이들이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치지 말자...
우리 아이들이 진정 행복하게 만들려면...
성적과 직업의 귀천없이 누구나 행복할 수 있다는 그런 문화를 만들자...
내가 남들보다 좀 더 가졌다고 남을 무시하지 않고.. 내가 남들보다 좀 더 배웠다고 남을 무시하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 사람을 선입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사회문화가 형성된다면...
내 아이가 거지가 되더라도 각자의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저는 이러한 문화가 형성되려면 현재의 부모님들부터 마음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감히 두 가지를 제안해 봅니다.
그 첫번째는..
"내 아이는 똑똑한데 공부를 안해서 탈이야."
이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먼저 내 머리를 생각하십시요.. 내가 좋지 않은 머리를 가졌다면 내 자식도 똑같습니다. 자식은 물려 받는 만큼만 합니다.
두번째..
"우리 애기 천재 같아. 이 나이에 이걸 다하네."
이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모든 아이들은 발달 단계가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남들하고 같은 단계에서 같은 발달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부모라면 내 자식이 남들보다는 뛰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분명히 있습니다.
결국 그런 마음이 무리한 욕심을 부르고 아이들을 학업에 치여 불행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부모도 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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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때 이런 꿈을 꾸었습니다.
모든 초등학생 저학년 부모들을 대상으로 "교육심리"를 이수하게 만들자....
...
제가 '교육철학' 수업을 들으면서 "이황과 이이의 교육관에 대해서 서술하고 본 받을 점을 논하라"라는 시험문제에..
"그들의 논리는 그 시절에 따른 논리로써, 현대의 사상과 맞지 않아 그들의 사상을 본 받거나 현대 교육에 적용함은 옳지않다."
라고 답했다가..
낙제를 받았습니다.
뭐... 이런게 교육학이야? 하고 재미가 없어질 때쯤...
"교육심리"라는 학문을 접하고는 옳다쿠나!! 라고 무릎을 쳤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현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비정상적인 교육 열풍을 잠재울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세상 모든 교육의 가장 큰 주체는 부모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각자 갖고 있는 교육관은 누가 좋다 나쁘다 왈가왈부 할 건 아닙니다.
저 역시 이곳에 이런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하는 것도 오지랖입니다.
하지만 한가지는 강력히 추천합니다.
아이들에게 이런 저런 공부와 학원을 가르치기 전에 부모님이 "교육심리" 책 한권만 읽어보십시요.
어렵지 않습니다. 시중에 잘 팔린다는 교육심리 책 한권만 보십시요.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어느 시기에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옆집 아주머니의 교육관도 옳고 배울만 하겠지만, 세계적인 석학들이 사람에 대해서 연구하고 실험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통계낸 그런 학문도 배워둘만 할겁니다.
옆집 아이가 천재라해서 우리 아이가 천재일 필요도 없고, 천재일 수도 없습니다.
내 아이가 남들과 같은 평범한 아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 아이의 행복이 무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교육관에 대해 이해도 동의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교육심리학"에 관한 책 한권은..
정말 읽어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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