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28 14:18
오늘 선거 설명회에서 많은 분을 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검은소 누렁소라 제목을 적고.. 자식 얘기 삼매경을 또 펼쳐보려 합니다.
광X님이 왜 첫째만 자꾸 자랑하냐 해서.. 생각난 김에... 또 주절주절...
..................
저는 자식이 많으면 많은게 좋다고 생각하는 개념없는 놈입니다. 물론 이 개념은 아내에게 늘 호통을 받게 되지요.
검마루가 태어나서 돌도 되기전...
하루는 아내와 저녁을 먹다가 문듯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내 아들이 이뻐죽겠는데... 만약 둘째가 생기면 그 사랑이 분산되겠지.. 과연 내가 모두에게 같은 사랑을 골고루 줄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한마디 했습니다.
"우리 .. 그냥 마루만 잘 키울까?"
"왠일이래? 맨날 애 5명은 있어야 된다고 노래를 부르던 사람이..?"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 "
.....
다음날.. 전 여전히 지인들과 소주 한잔에 얼큰히 젖어 있는데... 집사람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오빠.. 들어올때 임신 테스트기 좀.. 사와..."
뒷골이 싸~해집니다. 여자의 직감은 분명합니다. 아~ 올 것이 왔구나...
다음날 두 줄 그인 테스트기를 보여주며 오열을 합니다.
결혼하고 신혼을 즐기자던 그녀였는데... 허니문 베이비에.. 이제 애가 사람흉내 낼 때 되니까.. 둘째라니......
울고 불고 난리입니다.
그리고 .. 하나만 잘 키울까? 라고 말한지 하루만에요.....
전 담담히 말했습니다.
"어.. 그래... 니가 원하면 원하는대로 해... 난 아무소리 안할테니까.. 그런데.... 남들은 애를 못가져서 난리인데.. 우리는 이렇게 쉽게 애기가 생기는 것도.. 하늘이 주신 인연인데... 뭐.. 그래.. 아무소리 안할테니까.. 너 하고 싶은대로 해... 병원가고 싶으면 말해..."
말이 원하는대로 들어준다는거지... 둘째 생겼으니 얼마나 기쁩니까.. 사실 준비를 안한 상태라 조금 당황은 했지만요...
..
며칠동안 웃음기 없던 그녀가... 어느날 말합니다.
"오빠. 쇼핑가자~"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나봅니다. 다시 예전의 깔깔대는 그녀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둘째 슬찬이가 태어났습니다.
<사진 1> 슬찬이 태어나기 3일전 배부른 엄마의 사진을 찍어주는 검마루, 사실 눈빛은 하늘을 향하고 있다.
...
둘째가 복덩이입니다. 둘째 덕분에 브리즈힐 당첨도 되었고요...
그리고 슬찬이는 볼때기가 얼마나 통실한지 보는 사람마다 귀여워 합니다.
특히 우리집 쪽에서 아버지는 둘째를 은근히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마루가 약간 외탁이라면 슬찬이가 친가쪽 얼굴에.. 할아버지랑 생긴 것도 비슷하고...
우리 아버지는 슬찬이 볼때기를 보고 복덩이라고...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그리고 재주나 영민함도 둘째가 좀 더 나은 것 같다고 합니다.
..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마다 둘째를 더 이뻐라 합니다.
..
그게 제가 검마루, 첫째를 더 감싸안는 이유입니다.
..
어느날 마루가 슬찬이를 한대 쥐어박았습니다. 슬찬이가 애앵하고 울음을 터트리자 어른들 눈이 쏠렸습니다.
그러자 마루가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치면서 어른들 눈치를 봅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아~ 이건 아니다. 마루도 그냥 3살일 뿐인데.. 왜 3살로 안 보이고 그냥 형, 더 큰 애, 동생을 잘 돌봐야 하는 애.. 이렇게 보일까?
그냥 혼자두면 3살인데.. 동생하고 같이 둠으로써 형이라는 개념으로 보일까...
이게 장남의 무게구나...
그 뒤로는 절대로 마루를 혼내지 않았습니다. 동생하고 싸우다가 동생이 울면 오히려 마루를 안아줍니다.
애기가 자기때문에 운다는 죄책감. 이제 곧 엄마아빠한테 혼나겠구나하는 불안감, 두려움.. 이런 감정을 없애주려고요...
동생은 그냥 한번 울고 그치면 끝이지만.. 그 뒤의 감정의 폭풍은 형한테서 더 많이 일어나는 것을 알고나니 동생 때린다고 형을 혼내는 것이 꼭 올바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도 말했듯이 보는 사람마다 슬찬이를 이뻐합니다.
전 그럴때마다 마루를 보면.... 제 마음인지 모르겠지만 마루가 좀 서운해하는 눈치입니다.
검은소 누렁소 중에 누가 일 잘하냐니.. 짐승도 자기 못하다는 소리 들으면 기분나쁘다고 농부가 선비의 귀에대고 말했다는 황희정승의 일화는 유명해서 누구나 다 들어봤을 겁니다.
하물며.. 사람일진데....
사람들이 제 자식을 이뻐해주는데 안 기쁠 부모가 어디있겠습니까마는..
기왕이면 같이 칭찬하던가.. 말던가... 둘 다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전 사람들이 "아이고.. 이쁘네~"라고 슬찬이보고 한마디 하면..
다 들으라는 듯이.. "난 우리 마루가 최고야..~" 하면서 일부러 더 안아줍니다.
지금도..
둘이서 같이 달려오면 마루부터 안아주고 슬찬이를 안아줍니다. 모든 걸 형부터... 그렇게 해야 형제간에 분란이 없어지더라고요...
..
제가 카페에서도 거의 마루만 언급하는 이유입니다.
뭐, 슬찬이도 이제 말이 늘면서 애교 폭발이라... 진짜 똑같은 이쁜 내자식이라.. 어느순간 슬찬이 얘기로 도배하겠지만...
..
아직까지는 저랑 산날이 1년이라도 더 많은 .. 검마루와의 얘깃거리가 훨씬 더 많습니다. 흐흣.
..
'아파트 커뮤니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처가 자랑 팔불출... (0) | 2017.02.27 |
---|---|
원장님 말씀?? (0) | 2017.02.27 |
자식 자랑 팔불출...2 (0) | 2017.02.27 |
놀이터... 턱 제거 문제~ (0) | 2017.02.27 |
자식 자랑은 팔불출?? (0) | 2017.0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