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0 23:03


오늘 옆 동네 친구네 집에서 놀다가 집으로 왔습니다.


친구네 딸내미랑 마루, 슬찬이.. 신나게 놀다가 집에 와서...


피곤했는지 둘이 또 징징대며 싸우는 걸 말리고...


밥 먹이고 애 엄마는 둘째 슬찬이를 처가집에 데려다 주러 떠났습니다.


...


혼자서 태블릿으로 유투브 "마샤와 곰"을 보던 마루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냉장고 문을 엽니다.


"배고파??"


하고 물으니...


"아빠..나 사과 파이 먹고 싶어~"


....


순간 한숨이 퍽 터져나옵니다... 아... 피곤해 죽겠는데.. 언제 만들어 주나...


"마루야... 오늘 빵이 없어... 사과 파이 내일 먹자"


하고 발뺌을 하는데....


냉장고 제일 위칸을 보더니.. 


"저기 있잖아~~"


그럽니다....


휴~~~ 


우리집 사과 파이는 별거 없습니다. 사과 다져서 졸이고... 식빵에 넣고.. 계란 무쳐서 살짝 구워주는거.. 그게 우리집표 사과파이입니다..


..


"아빠가 해줄께. 잠깐 기다리고 있어."


그러고서는 다시 방안에서 누워 딩굴대며 유투브를 보는 마루를 위해.. 신나게 사과를 깠습니다.


다지고... 냄비에 넣고 조리면서.. 식빵.. 테두리 자르고... .. 


그런데 식빵이 며칠되어서 푸석푸석 합니다... 이거 만두처럼 못하겠습니다.


계란 깨서 마구 휘저어 풀고.. 뭐 그러는 사이에..


잠깐 방심한 사이... 사과 졸이든게.. 그만 타버렸습니다.


아우우우우우우우~~~~~


배고픈 늑대가 낑낑대는 소리를 질러대며...


짜증이 확 솟구칩니다... 제가 평소에 능력없어 못하는 것보다 부주의해서 실수하는 걸 싫어하다보니....


탄 것을 다 버리는데... 갑자기 마누라 불호령이 걱정됩니다.


친구한테 선물받은 냄비라.. 저거 태우면 생난리를 펴는데.. 아우~~~


다시 사과를 까서.. 


이번에는 마블코팅이 되어 토마토 소스도 타지않고 흘러내린다는 마법의 프라이팬에 사과를 졸였습니다.


잘 저어서 적당히 사과쨈 냄새가 풍길때..


식빵에 넣고...


계란물로 풀칠해서 반 접어서 붙이고... 포크로 찍어서 마무리 겸 모양을 내야하는데..


식빵이 푸석하다보니... 접다가 막 부서집니다..


아... 수습이 안된다..


잽싸게 계란 푼 물에 담궈서 이렇게 저렇게 땜질을 하고..


그냥 프라이팬에 구웠습니다.


...


.........


다행히 속에 넣은 사과가 터져나오지는 않았으나....


이건... 무슨...


계란말이도 아니고 계란 스크램블도 아닌.. 요상한게 튀어 나왔네요..


...





식빵이 말랑할때 했을때는 매우 이쁘게 잘 나왔었는데...


...


아무튼 이렇게 완성된... 사과파이(?)를 들고 



"마루야~~ 먹자"


하고 방에 들어가니..


...


.........


아.. 



잡니다..


..


자네요..~~ 자!!


...


아빠한테 간식 만들어달라 해놓고 자네요~~ 자!!!


...


......


애기 천사같은 자는 모습에 불 꺼주고...


혼자 놀다가..


친정갔던 와이프가 다시 왔습니다.


..


사과파이 얘기를 해주다가 냄비 탄 얘기가 나오자 마자..


"야이.. 빠가야로야... 내가 이 냄비로 절대 조리지 마랬지.. 도대체 머리는 뭘로 달고 다니냐?"


"야... 어디서 남편한테..... 모자 쓸라고 달고 다닌다.. 왜?"


"똥을 싼다... 니는 모자도 안 어울리잖아... 도대체 쓸모가 없어요.. 쓸모가.."


"에라이.. 나 간다~"


하고 내 방와서 컴퓨터 두드리면서 이 글을 쓰고 있으니...


와서... 한마디 하네요... 얼른 와서 사과 파이에 맥주나 한잔 하자고...


ㅋㅋㅋ


간만에 둘이 맥주 한잔~~ 


ㅎㅎㅎ



※ 와이프가 남편한테 설마 저런식으로 말하겠어.. 마루슬찬이 재밌게 하려고 꾸미는 거겠지... 하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큰 오해입니다. 실제 육성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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