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9 00:46


저는 어릴때 축구를 했었고 대학때는 태권도 동아리에서 활동했었습니다.

운동을 하던 놈이 운동을 멀리하다보니 나름 날렵하던 몸은 누가봐도 헉소리가 나올정도로 비대해져갔습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팔운동은 꾸준히 했습니다. 술이 취해 정신이 없어도 집에 가면 80킬로 벤치프레스를 늘 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같이 놀러온 친구들이 미쳤다 욕을 해도 아랑곳없이 팔운동을 한 이유는...

나중에 내 자식을 패륜아로 만들기 싫어서였습니다.

왜 갑자기 자식 패륜아 얘기냐 친구들이 물으면..

- 야.. 생각을 해봐라... 내가 나이들어 힘빠졌을때.. 아들노무 새끼가 아비를 때릴려고 덤비면... 내가 맞으면 그 놈이 패륜아 될거 아니냐... 때릴려고 덤비면... 피하고 내가 때려야... 최소한 부모가 자식때린 것이 되지 자식이 부모 때린 경우를 막을 거 아니냐..

- 미친놈!!

ㅋㅋㅋ...

장가도 안간 20대때부터 그런 소리를 하니... 다들 미친놈이라고....

하지만 제가 목표했던 것과는 달리 아들놈들이 이미 패륜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두 아들놈들이 얼마나 저를 때리고 못살게 구는지요......

.....

우리 아파트에 3자녀를 키우는 많은 분들을 알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저는 2자녀도 키울 능력이 안되어 둘째는 포천 처가에서 키워주고 있습니다.

매주 금요일에 상봉하여 일요일에 생이별을 하지요.

어제는 둘째를 와이프가 처가에 데려다주고 왔습니다.. 물론 그 시간에 저는 입주민과 한잔을... ㅎ

보통 둘째가 싱싱할때는 못떼어놓기 때문에 잠이 들었을때 몰래 빠져나옵니다.

어제는 잠에서 깬 둘째 슬찬이가... 일어나보니 엄마가 없는걸 알고...

- 슬차니는 엄마, 형님, 아빠 좋아한단 말이야... 빨리 아파트 가자... 빨리 아파트 가자~~

하며 그렇게 서럽게 울더랍니다. 마음이 아픈 장인어른께서 밖으로 산책하며 억지로 달랬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슬찬이가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그 안에 바나나우유와 요구르트를 발견했답니다.

그 바나나우유랑 요구르트는 제가 어제 놀이터에서 놀다가 마루랑 슬찬이에게 사주고 남은 걸 가져 간 것이거든요...

그걸 보더니... 이 바나나우유랑 요구르트는 아파트에서 형님이랑 같이 먹는거라면서 또 아파트 가자고 서럽게 울더랍니다..

에휴.. 말만 들어도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

와이프한테 진지하게 말합니다.. 야.. 우리가 아파트 분양 받아 오면 뭐하노.. 애랑 같이 못사는데... 그냥 의정부 다시 들어갈까??

와이프는 긍정도 부정도 안하고 말없습니다.

어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뭔 방법이 없을라나요....















+ Recent posts